친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보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149.250) 댓글 10건 조회 345회 작성일 12-09-21 14:06 목록 본문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왜 뛰어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 이마에 땀 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래>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먹기 위해 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수천 수만이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제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 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형주가>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축의금 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 ------------------------------------- 너의친구 철환이가 형주에게- 친구야! 술 한잔하자 우리들의 주머니 형편대로 포장마차면 어떻고 시장 좌판이면 어떠냐? 마주보며 높이든 술잔만으로도 우린 족한걸 목청 돋우며 얼굴 벌겋게 쏟아내는 동서고금의 진리부터 솔깃하며 은근하게 내려놓는 음담패설까지도 한잔술에겐 좋은 안주인걸자네가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 아프고 부끄러워도 오히려 웃는 자네 모습에 마음 놓이고 내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말할 땐 뭉클한 가슴우리 열심히 살아보자. 찾으면 곁에 있는 변치않는 너의 우정이 있어 이렇게 부딪치는 술잔은 맑은소리를 내며 반기는데친구야! 고맙다술 한잔하자 친구야 술 한잔하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철환 작가의 수기 추천0 비추천0 이전글ㅡ.ㅡ 중고차 사실때 조심하세요... 12.09.21 다음글은하철도 999 12.09.21 댓글 10 댓글목록 구름에달가듯님의 댓글 구름에달가듯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82.♡.143.102) 작성일 12-09-21 14:21 여러번 올라오네요 ..ㅎㅎ 올라올때마다 뭉클하긴해요.. 여러번 올라오네요 ..ㅎㅎ 올라올때마다 뭉클하긴해요.. 찰스님의 댓글 찰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1.♡.11.173) 작성일 12-09-21 15:49 또 읽어도 찡하네요.... 또 읽어도 찡하네요.... 마황두리님의 댓글 마황두리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2.♡.200.89) 작성일 12-09-21 18:37 좋은 글이죠. 좋은 글이죠. 333님의 댓글 333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1.♡.94.230) 작성일 12-09-21 20:09 이 양반,,,나를 먹먹하게 하넹,,, 이 양반,,,나를 먹먹하게 하넹,,, 비하동3님의 댓글 비하동3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5.♡.191.4) 작성일 12-09-21 21:56 친구다.. 친구다.. 夕風님의 댓글 夕風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8.♡.93.208) 작성일 12-09-21 23:43 네 봐도봐도 좋은 글이죠~ 네 봐도봐도 좋은 글이죠~ Wool,F님의 댓글 Wool,F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3.♡.17.52) 작성일 12-09-22 00:55 <IMG alt=emoticon src="http://www.99con.com/modules/editor/components/emoticon/tpl/images/animated/animate_emoticon%20(70).gif">...................! <IMG alt=emoticon src="http://www.99con.com/modules/editor/components/emoticon/tpl/images/animated/animate_emoticon%20(70).gif">...................! 인성이님의 댓글 인성이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9.♡.194.130) 작성일 12-09-22 01:01 <br>눈물이 ㅜㅜ <br> 눈물이 ㅜㅜ 오버님의 댓글 오버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83.♡.77.244) 작성일 12-09-22 09:23 찡허네요...ㅠㅠ 찡허네요...ㅠㅠ 나이사장이다님의 댓글 나이사장이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1.♡.108.241) 작성일 12-09-23 10:46 친구....... 친구.......
구름에달가듯님의 댓글 구름에달가듯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82.♡.143.102) 작성일 12-09-21 14:21 여러번 올라오네요 ..ㅎㅎ 올라올때마다 뭉클하긴해요.. 여러번 올라오네요 ..ㅎㅎ 올라올때마다 뭉클하긴해요..
찰스님의 댓글 찰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1.♡.11.173) 작성일 12-09-21 15:49 또 읽어도 찡하네요.... 또 읽어도 찡하네요....
마황두리님의 댓글 마황두리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2.♡.200.89) 작성일 12-09-21 18:37 좋은 글이죠. 좋은 글이죠.
333님의 댓글 333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1.♡.94.230) 작성일 12-09-21 20:09 이 양반,,,나를 먹먹하게 하넹,,, 이 양반,,,나를 먹먹하게 하넹,,,
비하동3님의 댓글 비하동3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5.♡.191.4) 작성일 12-09-21 21:56 친구다.. 친구다..
夕風님의 댓글 夕風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8.♡.93.208) 작성일 12-09-21 23:43 네 봐도봐도 좋은 글이죠~ 네 봐도봐도 좋은 글이죠~
Wool,F님의 댓글 Wool,F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3.♡.17.52) 작성일 12-09-22 00:55 <IMG alt=emoticon src="http://www.99con.com/modules/editor/components/emoticon/tpl/images/animated/animate_emoticon%20(70).gif">...................! <IMG alt=emoticon src="http://www.99con.com/modules/editor/components/emoticon/tpl/images/animated/animate_emoticon%20(70).gif">...................!
인성이님의 댓글 인성이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9.♡.194.130) 작성일 12-09-22 01:01 <br>눈물이 ㅜㅜ <br> 눈물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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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사장이다님의 댓글 나이사장이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11.♡.108.241) 작성일 12-09-23 10:46 친구.......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