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브란트 독일수상이 폴란드를 방문했을때 그가 무릎을 꿇으며 한말. . . . . "인간이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일본이란 나라, 지진과 원전사고로 초유의 재앙과 싸우고 있는 그들에게 또 다시 우리의 오래된 문제를 꺼내든다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조차 일본은 역사 왜곡을 멈추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재앙을 빌미로 삼아 굳히려는 느낌이다.
똑같은 역사의 죄인인 독일인의 태도를 보면서.. 일본의 뻔뻔한 태도에 어느덧 길들여져 이렇게까지 으르렁 댈 필요있나? 라고 생각해버릴 만큼 태평해져버리는 나의 윤리의식이 잠들다가 확 깨어난다.
일본에게 이 한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
1970년 12월 7일, 빌리브란트 서독 수상이 폴란드를 방문해서 무명용사의 묘에 참배하던 중,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말없이 한 동안 침묵하더니 일어나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사전에 전혀 계획이 없었던 수상의 이 같은 돌발 행동에 수행보좌관들은 물론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진기자까지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눈을 의심하며 ‘혹 피로 때문에 쓰러진 것은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다고.
독일 시사주간지인 슈피겔은 이 일에 대해 “무릎 꿇을 필요가 없었던 그가 정작 무릎을 꿇어야할 용기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무릎을 꿇은 것이다.”며 이 사건의 상징성을 해석하기도 했다.
(빌리브란트 독일 수상 1913년 12월 18일 (독일) - 1992년 10월 8일
1971년 노벨평화상 수상)
후에 그는 그날의 돌발적인 행동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날 아침 호텔을 나설 때부터 무엇인가 진심에서 우러나는 표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독일의 가장 치욕스러운 역사를 증언하는 곳에서, 나치에 희생된 수많은 영령들을 대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인간이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빌리브란트 수상의 이 상징적인 사죄행위는 독일과 주변국들의 신뢰를 회복시켜 주었고, 종내에는 독일 통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다음해 그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